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 뭉칫돈이 몰리며 총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6조 달러(약 7960조원)를 넘어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금리 환경 덕에 대기성 자금을 굴리기 좋은 MMF의 인기가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자산운용협회(ICI)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마지막 일주일간 MMF에 417억 달러(약 55조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MMF의 총자산은 6조 12억 달러로 불어났다. 2019년 말 MMF 총자산이 4조 달러 규모였던 점과 비교하면 4년간 50%나 늘어난 셈이다. ICI는 “MMF 총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6조 달러를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연내 종료하고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뭉칫돈이 MMF로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것도 대기성 자금인 MMF의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MMF는 금리가 높은 1년 이내 채권이나 기업어음(CP) 등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내는 초단기금융상품으로, 위험이 적고 유동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MMF는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시작한 2022년 이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저위험인데도 4~5%의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등에 따르면 세계 100대 MMF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8월 기준 5.2%에 달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연준은 지난 FOMC에서 4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를 기대했으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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