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33년 만에 아마추어 챔피언이 탄생했다.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정상에 오른 닉 던랩(미국)이 주인공이다. 1991년 필 미컬슨 이후로 나오지 않았던 아마추어 우승을 앨라배마대학 2학년생 던랩이 해냈다.
던랩의 대기록 수립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고비가 남아 있었다. 72번째 홀(파4)에서 던랩은 왼쪽 물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 티샷을 페어웨이에서 한참 우측으로 벗어난 러프로 보냈다. 두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볼이 우측 러프에 떨어졌다. 홀까지는 24m. 던랩이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지 못해 1퍼트로 막지 못한다면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남아공)와 연장전을 치러야 할 상황이었다. 더구나 홀 뒤로는 물이 있어 심리적 압박감이 더했다.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볼과 홀 사이를 여러 차례 오가며 거리와 라인을 꼼꼼히 체크한 던랩이 드디어 칩샷을 했다. 볼은 홀을 1.5m 지나쳐 멈췄고, 던랩은 침착하게 파 퍼트를 떨궈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이런 상황을 자주 접한다. 특히 작은 내기라도 걸려 있으면 긴장을 하게 돼 볼 뒤를 때리거나 토핑을 내곤 한다. 심리적 압박감이 큰 경우에도 칩샷을 일관되게 하는 비결은 뭘까.
PGA 투어 멤버 임성재 등을 지도하는 교습가 최현 코치는 “몸통을 타깃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돌려줘야 실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몸통이 함께 돌지 않고 팔로만 치면 손과 몸이 따로 놀면서 뒤땅이나 토핑을 범할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또한 팔로만 치게 되면 임팩트 이후 손목이 돌아가면서 의도했던 탄도보다 볼이 높게 떠올라 거리가 짧거나 페이스가 닫히면서 볼이 타깃 왼쪽 방향으로 갈 확률이 커집니다.”
사진은 던랩의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 칩샷 모습이다. 임팩트 이후 클럽과 몸이 조화를 이루며 타깃 방향으로 돌아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칩샷을 할 때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어드레스다. 체중을 왼발에 60% 정도 옮겨 몸의 좌우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왼발을 살짝 오픈해 클럽이 원활하게 지나갈 통로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게 좋다. 백스윙을 할 때는 손목을 꺾지 않고 어깨와 팔의 일체감을 느끼며 허리 높이까지만 올린다고 생각한다. 큰 근육을 써야 실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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