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외교 전문가들이 “한일관계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공급망·에너지 등에서도 협력을 추진하고 다양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무조건 상대국을 비판하는 태도를 지양해 함께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일친선협회중앙회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일 협력’ 토론회를 가졌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센터장은 “올 8월 한미일 3국이 캠프데이비드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을 향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는 한미일안보 협력 과제들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어떻게 담보하고 제도화할지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진 센터장은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음에도 “양국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가 좋아져도 한국인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 정부 때 중단되었던 행사 등을 재개해 더 많은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 국민들이 일본에게 성의를 가지고 과거사 문제에 접근할 것을 기대하지만, 한국도 이제는 역사 화해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고조화되는 북핵 위협으로 한일 간 협력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역대 최다 도발을 했다”며 "한일 국민 모두 역사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어도 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우리 영해·영공으로 들어올 것인지에 대해 지난 수년간은 말도 못 꺼내는 상황이었지만 이젠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하시 료 일본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준교수는 “지금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대두, 중동과 북한 정세 등에 모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강하지 않다”며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니시노 준야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일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선 진정으로 대등한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며 "(한일) 국교 수립 60주년을 맞는 2025년엔 업그레이드된 공동선언 발표가 모색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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