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중성지방을 떨어뜨린다고 알려진 오메가3에 실상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없다는 미국 의학 관련 협회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심혈관질환 위험과 사망률을 감소에 큰 이득이 없으므로 먹을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는 연구 결과도 최근에 발표돼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심장병학대학 저널(JACC)에 따르면 미국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심장학회(ACC)를 비롯한 미국 임상약학회(ACCP), 미국 자문약사협회(ASCP) 등 총 6개 협회는 최근 공동으로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 관리를 위한 임상실무지침위원회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생선 기름과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등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이점이 부족하다”며 “(협심증·심근경색 등)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권장하지 않는다”고 쐐기를 박았다.
관상동맥질환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각종 심혈관질환을 말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대표적이다.
이번 지침은 2012년 이후 11년 만에 개정된 것으로 종전의 내용을 모두 근거 중심으로 재심사했다.
이에 따르면 86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RCT)를 포함한 코크란 메타 분석 결과 오메가3는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과 사망위험을 줄이는 데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위원회는 “비타민 C와 비타민D·E,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요법 역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칼슘 섭취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스타틴 치료를 받는 관상동맥질환자들에게 나이아신이나 페노피브레이트, 오메가3를 함유한 건강 보조제 추가도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는 데 이롭지 않으므로 사용하지 말 것”이라고 권고했다.
오메가3 중 아이코사펜트 에틸(EPA)은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20%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마저도 잘 설계된 연구가 아니라서 당뇨병 치료나 생활방식 개선 등을 먼저 시도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게 협회들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건강한 식물성 식품과 생선 등 기름기 없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붉은 고기 같은 포화 지방이 많은 음식을 적게 섭취하는 소위 ‘지중해식 식단’은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비만 등 심혈관 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지중해식 식단을 포함한 식물성 식단을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지고 사망률 역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17일 미국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JACC에 오메가3 보충제가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방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심혈관질환이다. 이에 따르면 오메가3 중 DPA, DHA 및 EPA+DHA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7~13%가량 감소시켰다.
또 오메가3가 심혈관이 아닌 폐 기능에 도움 된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일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메가3 종류인 DHA 수치가 높을수록 폐 기능이 감소한 비율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었고 폐 질환에 걸릴 위험이 약 7%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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