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으로 저출산 대책을 펴고 있는 일본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 비율 공개 의무 대상 기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2014년 기준 14%에 불과한 일본의 남성 육아휴직률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직원 100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되고 있는 남성 육아휴직률 공개 의무를 300인 이상 기업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4월 1000인 이상 기업에 남성 육아휴직률을 연 1회 공표하도록 했다.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 자문기관인 노동정책심의회의 논의를 거쳐 내년께 관련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안대로 제도가 바뀔 경우 남성 육아휴직률 공개 의무를 적용받는 기업은 현재 4000여곳에서 1만 700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단 대상 기업 확대 시 직원 1000명 미만 기업은 공표 주기를 2년에 한 번으로 하는 등 기업 측 부담도 고려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1년도 되지 않아 적용 기업 확대를 검토하는 배경엔 일본의 낮은 남성 육아휴직률이 있다. 2021년 일본에서 육아휴직을 한 남성 노동자는 14%에 그쳤는데, 일본 정부의 목표(2025년까지 50%, 2030년까지 8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남성의 육아휴직은 여성 경력유지와 저출산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비교적 출산율이 높은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1990년대부터 '부모할당제'를 도입해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후생노동성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일수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일본의 남성 육아휴직 기간을 보면 2주 미만이 50% 이상으로 짧은 편이다. 닛케이는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높은 기업은 효율적인 인력 배치와 근무 방식을 고안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육아휴직률 제고와 더불어 기업의 근무 방식을 개선하고, (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직원들의 업무량 증가를 억제하는 것도 과제"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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