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관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는 지구온난화 위험에 노출된 기업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우수한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2022년 유럽은 역대 두 번째로 무더운 해를 보냈다. 기후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환경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 전방위적인 기후변화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한 각국 정부도 기후 관련 피해로부터 저개발 국가를 구제하는 금융 백스톱(안전장치)을 조성하는 등 기후변화 해결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 정책 외에 산업계에서도 탈탄소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많은 산업 분야가 이제 막 기후위기에 눈을 뜬 수준이지만 전기자동차와 풍력발전소를 비롯해 점차 다양한 산업군이 탈탄소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산업계의 기후변화 대응 방식에 따라 연간 경제 생산량의 -8%에서 15%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투자자들은 기업을 분석할 때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같은 거시경제적 요소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 지난해 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1000억 달러가 투자됐다. 2030년까지 탈탄소화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화석연료에 대한 지출을 최소 4배 이상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기후 측면의 ESG 투자에서도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기업의 탄탄한 재무 상태와 효과적인 지배구조는 적극적인 기후 투자 전략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이다.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력 또한 비즈니스 모델의 수준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대해 기업은 단기적 영향을 파악하는 것뿐 아니라 저탄소 경제에서 장기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투자자들도 이를 모두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환경을 개선하고 깨끗한 물과 안전한 식품을 담보할 수 있는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리스크와 투자 기회를 전체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기후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기후 투자 솔루션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견고한 펀더멘털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기후변화 해결을 향한 우리 사회의 거대한 노력의 움직임 속에서 자신만의 시장을 찾을 수 있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이들 기업이 곧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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