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30% 가량 급감하는 등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소시에테제네날(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대규모 주가 조작 사건이 발생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영향이 거래 감소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출 등 국내 경기 여건이 불안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까지 겹쳐 당분간 증시가 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12조6000억 원)과 비교해 27.9% 줄어든 규모다.
코스피 시가총액 회전율 역시 하락했다.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활발해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올 해 1월 하루 평균 0.37% 수준이었던 회전율은 지난달 0.63%까지 뛰었으나 이달들어 0.45%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24일 SG증권발 무더기 폭락 사태로 하림지주(003380)와 다우데이타(032190)·삼천리(004690)·서울가스(017390)·대성홀딩스·선광(003100) 등 8개 종목이 잇따라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번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부진한 1분기 실적과 2차전지 업종의 주가 조정,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지연 등도 증시에 부담을 주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코스닥 역시 거래 규모가 쪼그라들긴 마찬가지였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000억 원 수준으로 전달(13조8000억 원) 대비 34.27% 줄었다. 지난해 12월 5조1000억 원대에 그쳤던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2차전지 열풍 등에 힘입어 지난 1월 6조2000억 원, 2월 9조6000억 원, 3월 12조7000억 원에 이어 지난달 13조 원을 넘어서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3∼4월 3.3%대를 웃돌았던 코스닥시장 시총 회전율도 이달 2.28%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 지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증시 반등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월간 기준 수출 감소가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이어진 가운데 이달에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뚜렷한 반등 신호를 포착하기 전까지 한국 경기 상황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부정적인 방향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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