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번스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징벌적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상당수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번스 대사는 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와의 화상 대담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여러 미국 기업들에게 취한 징벌적 조치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번스 대사에 따르면 중국의 출국 금지 확대, 기업 불시 조사, 방첩법 개정 등으로 인해 미국 기업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특히 국가 안보와 관련한 모든 정보의 이전을 금지하고 스파이의 정의를 확대하는 중국의 방첩법 개정이 외국 연구원, 언론인,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번스 대사는 우려했다.
실제 미국이 지난해부터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역시 본격적인 보복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달 말 세계 3대 컨설팅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미국 베인앤컴퍼니의 중국 상하이 지사를 불시 조사했다. 또 이에 앞서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소를 급습해 중국 국적 직원 5명을 연행하고 해당 사무소를 폐쇄했다.
아울러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제품을 조사하고 있다. 마이크론에 대한 CAC의 조사는 미국이 중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제재 한 것에 대한 분명한 보복 조치로 분석된다.
번스 대사는 이와 관련 “미국과 중국 간의 정치적 차이와 경쟁이 있다고 해도 기업이 목표가 되서는 안된다”면서 “우리는 미국 기업들이 위협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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