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업손실 확대에 대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태현 웨이브 대표가 경영효율성을 위기 탈출의 키포인트로 언급했다. 웨이브는 투자액을 전면 재검토하며 비용효율성이 높은 콘텐츠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해외로의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웨이브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산업 전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코코와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 원이다. 2021년 손실인 558억 원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는 콘텐츠 투자액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콘텐츠원가는 2111억 원으로, 2021년 1452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토종 OTT 1위 자리를 티빙에게 뺏기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예상 이상의 적자가 나 1~2년 내 턴어라운드는 어렵고, 더 길게 보고 있다”며 “침체 초입이고, 글로벌 플랫폼들도 투자를 줄이고 있어 우리도 투자를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영 재검토는 콘텐츠 방향성 재정립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웨이브의 가장 큰 히트작 ‘약한영웅’ 등 비용효율성이 높은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른 플랫폼이 하지 않고, 다른 제작사가 하지 않는 소재를 다루고, 다른 이들이 다루지 않는 스토리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패키징하는 것이 웨이브의 아이덴티티”라고 설명했다. 오리지널 라인업도 6~7개 정도로 숫자를 줄여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미주 지역의 OTT 코코와를 내재화한 웨이브는 아픙로 코코와를 해외 사업 확대의 키로 삼는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만으로 턴어라운드는 어렵다”며 “현재 코코와는 백만 명 이하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3년 간 사용자 수를 2~4배 늘릴 수 있다면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것이고, 남미와 유럽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중동 지역은 1인당 평균 매출액(ARPPU)가 낮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과 주문형비디오(AVOD)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선 산업 전체가 더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넷플릭스가 3조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한 데에 대해 “환영할 만한 이야기”라며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산업이 커지고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했다.
웨이브는 올해 ‘피의게임2’ ‘거래’ ‘박하경 여행기’ 데드맨' ‘용감한 시민’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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