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현지시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달아 낮춘 이유로 반도체 업황 악화와 내수 둔화를 꼽았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사진) 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의 권역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IMF는 11일 공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을 1.5%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지난해 7월에 당초 전망치 2.9%를 2.1%로 내린 뒤 작년 10월(2.0%), 올해 1월(1.7%)에 이은 네번째 하향 조정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성장률을 하향한) 요인 중 하나는 당연히 예상보다 나쁜 세계 반도체 사이클"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반도체 시장의 주요 국가인 만큼 수출과 투자 부문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19 급증 이후 소비 둔화, 긴축 정책, 주택시장 조정 등을 언급하고 "이 모든 것이 소비에 영향을 미쳐 (한국의) 내수가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재개방은 아시아 성장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 역시 올해 하반기에 중국의 소비재 수요 증가에 힘입을 것으로 예측했다. IMF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봉쇄 해제 이후 급격히 회복해 올해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의 성장률도 작년 10월보다 0.3%포인트 높은 4.6%로 분석됐다.
한편 스리니바산 국장은 서방의 은행권 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은행들은 자본이 충분하고 수익성이 좋아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아시아에서 기업과 가계 부채 모두 증가한 만큼 관련 위험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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