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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前 국가안보실장 구속…'서해 피격' 수사, 文 향하나

檢 구속수사서 '文 연관' 추궁할듯

박지원 前 국정원장 소환도 임박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당시 안보 라인 최고 책임자인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됐다. 검찰이 서 전 실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윗선’인 문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죄의 중대성 및 피의자의 지위 및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에서 자진 월북했다고 보고 이와 배치되는 첩보를 삭제하도록 관계부처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가안보실 지시에 따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감청 정보 등 기밀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피격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몰아가도록 국방부·국가정보원·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보고서나 보도자료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서 전 실장의 영장실질심사는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역대 최장인 10시간 동안 이뤄졌다. 서 전 실장 측은 법정에서 ‘정책적 판단’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법원은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수백 쪽에 달하는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서 전 실장이 컨트롤타워로서 사건 은폐 및 월북 몰이 등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서 전 실장의 신병 확보로 ‘윗선’을 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북 정책의 최종 승인자인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서 전 실장을 상대로 문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집중 추궁힐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앞서 밝힌 입장문에서 “안보 사안을 정쟁으로 삼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정부 내 안보라인 책임자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소환 조사도 임박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원장을 불러 서 전 실장의 지시를 받고 첩보를 삭제했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사건 발생 당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등)로 올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됐다. 검찰은 박 전 원장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과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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