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도어스테핑에서 부실 인사 검증을 비판하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전(前)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순애 교육부 장관, 송옥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등이 부실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는 지적을 수긍하지 않고 되레 반박한 것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 논란과 관련해 “과거에는 민변(民辯) 출신들이 아주 도배하지 않았나”라면서 문재인 정부를 탓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메시지는 천금 같아야 한다. 단 한마디라도 실언한다면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말실수 반복에는 윤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정부와 대통령실 참모들의 책임이 크다. 이러니 ‘새 정부에서는 정무적 판단을 제대로 하고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는 참모들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참모들이 더 이상 ‘아마추어·웰빙’ 등의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조속히 제 소임을 다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 2명이 연속 낙마한 사태를 초래한 인사 시스템도 당장 정비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려면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모으고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참여를 호소하려면 대통령의 설득 능력이 필수적이다. 대통령의 겸손하지 않은 언행은 설득 역량을 소진시키게 된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은 경제 위기뿐 아니라 메시지 관리 실패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 현장에 나가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복합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정권 비교’ 화법을 접고 낮은 자세로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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