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내년 상반기 스마트워치 경쟁에서 기권하게 됐다.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 워치’ 등을 상대로 내년 봄 출시를 목표로 2년 가까이 개발을 진행한 스마트워치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신호가 커지면서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위해 프로젝트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2년간의 ‘밀란’ 프로젝트 접고 방향 선회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타에서 스마트워치 개발 프로젝트(코드네임 ‘밀란’)를 맡은 팀은 이번 주 스마트워치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메타 내부 관계자는 메타가 지난 2년 간 진행하고 있던 스마트워치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메타의 스마트워치는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된 정사각형 모양의 골드 베젤의 모습을 띄었다. 애플워치와 유사한 형태다. 차이점은 기존 스마트워치에는 없는 듀얼 카메라로, 본체 앞면은 물론 손목에 닿는 스마트워치 본체 안쪽에도 카메라가 있다는 점이었다. 카메라를 빠르게 찍을 수 있도록 스마트 워치 스트랩(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외에 활동량 모니터링, 음악 재생, 메시지 기능을 탑재했다.
AR글래스도 상용화 대신 다음 모델 개발에 집중
메타가 중시한 스마트워치의 기능 중 하나는 손목 센서를 통해 메타버스 상에서 아바타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컨트롤러 역할이다. 메타는 올 초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당신의 행동을 손목에 있는 디지털 신호로 해석하고 이를 디바이스에 디지털 명령으로 번역해내는 일에 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기술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체 후면에 달린 카메라가 손목의 디지털 신호에 영향을 줘 디지털 신호가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되는 등 영향을 피하는 것이 해결 과제였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타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개발은 접었지만 손목에 착용하는 다른 디바이스에 대한 개발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측은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거부했다.
메타는 증강현실(AR) 안경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유료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현재 개발 중인 증강현실(AR) 안경인 ‘AR글래스’ 상용화를 진행하는 대신 차세대 버전의 AR글래스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구조조정 이어질 듯
이는 메타가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대란으로 인해 기술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부문인 리얼리티랩의 경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연구 개발 규모를 축소하고 수익원 창출이 가능한 부분 위주로 프로젝트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메타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비용 규모가 30억 달러(3조7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워치 프로젝트처럼 일부 프로젝트는 중단하거나 다른 프로젝트에 흡수하는 방향으로 당분간 프로젝트 구조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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