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북 동해안에 대형 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하고, 방화나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 부주의로 산불을 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고의나 과실로 산불을 낼 경우 엄중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7일 오후 이런 내용을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최병암 산림청장, 김창룡 경찰청장, 이흥교 소방청장 명의로 발표했다.
담화문 발표 브리핑에 참석한 전 장관은 "5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겨울 가뭄과 강풍으로 올해는 예년에 비해 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어제까지 발생한 산불은 2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건) 대비 두 배 이상 발생 건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도 삼척으로 확산한 대형 산불로 인해 산림청 추산 1만5000㏊ 이상의 산림이 크게 훼손됐고 많은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우려했다.
전 장관은 경북 울진군과 강원 삼척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신속한 복구와 피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산불피해 발생지역에 대해 추가 선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또 "산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예방활동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은 76%가 실화, 소각 등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지난 5일 새벽, 강원도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개인의 방화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가 강풍을 타고 대형 산불로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정부는 고의나 과실로 인해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발생한 산불들도 발화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 고의나 과실 여부가 확인되는 경우 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도 삼척까지 번진 산불의 경우 국립산림과학원 등 관련 전문가들이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을 중심으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며, 당국은 인근 CCTV 영상을 토대로 운전자에 의한 담뱃불 등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의로 인한 산불 발생 때 최고 15년 이하의 징역, 과실로 인한 산불 발생 때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전 장관은 산불 예방을 위한 행동 수칙도 강조했다.
전 장관은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달라"며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는 출입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입산이 가능한 구역이라도 라이터, 버너 등 인화물질을 소지해서는 안 되며, 산림 또는 인접지에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불을 발견했을 때 즉시 지자체를 비롯한 가까운 산림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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