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전력난이 안정화되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 3개월 연속 내림세가 이어졌다. 상승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중국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9.1% 증가했다. 이는 전달(10.3%)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9.5%)보다 모두 낮은 것이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이 한자리 수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5%까지 급등했다. 세계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석탄 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전력난까지 가중되면서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11월(12.9%), 12월(10.3%)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물가 불안의 요인이었던 원자재 가격 하락, 연료 및 전력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라고 국가통계국은 해석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치솟자 중국발 인플레이션에 불이 붙었으나 최근 오름폭이 줄어들면서 한 고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최고치까지 오른 상태다.
소비자물가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했다. 전월(1.5%)과 시장 전망치(1.0%)를 모두 밑돌았다. 지난해 9월 0.7%를 기록한 이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 위축으로 소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중국은 내수 침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돈줄 죄기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로 나 홀로 돈 풀기를 이어가는 상황이지만 늘어난 유동성에 따른 물가 불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불안 요소가 잦아들면서 올해 5%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위한 중국의 경기 부양책도 적극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이달 중기유동성창구(MLF)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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