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이른바 ‘FAANG’ 종목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을 앞두고 극명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엇갈린 실적이 주요 원인인데 빅테크 기업 주식 투자에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타(옛 페이스북)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구글)에서 이름을 딴 ‘FAANG’과 테슬라·엔비디아 등의 주가를 추종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FANG+’ 인덱스가 올 들어 10% 하락하며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
우선 넷플릭스와 메타가 고점 대비 38% 넘게 떨어졌다. 이 중 메타는 최근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에만 2300억 달러 넘게 사라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6.2% 내린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FAANG’ 내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올해 넷플릭스와 페이스북은 30%씩 급락했다. 하지만 실적이 괜찮다는 평가를 받은 아마존(-5.4%)과 애플(-2.9%), 알파벳(-1.1%)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이들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빅테크 기업의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기술주 내에서도 업체별로 주가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에이미 콩 배럿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0년 이상 이들 주식(FAANG)은 함께 강한 움직임을 보였다”면서도 “지금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메타와 다른 빅테크 기업 주식을 보유 중인데 메타의 경우 매도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대형 기술주는 실적이 고무적이라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앞으로 투자자들은 트위터나 우버의 성장에 문제가 있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에서 기술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투자 방식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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