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케이블(닝보오리엔트)은 지난 1998년 설립돼 2014년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한 케이블 제조업체다. 20여년간 계속된 해외 경쟁사의 기술 독점을 뚫고 육상케이블부터 해저케이블 기술까지 섭렵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해저케이블에 대한 국가 기준을 제정할 만큼 기술력은 최고 수준이다. 동방케이블의 육상 및 해저케이블은 전력·석유화학, 풍력발전·핵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은 장비·기술·자질·자금·브랜드 등 다섯 가지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해저라는 환경 특성상 특수 코팅 및 방수 처리를 해야 하고 길이와 무게가 육상케이블 대비 월등히 길고 무겁기 때문에 운송이나 설치에서 전문 장비는 필수적이다. 동방케이블은 장비와 기술력 측면에서 모두 독보적이다. 중국 기업 최초로 500kV(킬로볼트) 해저케이블 시스템을 구축했고 복합 해저케이블 양산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방케이블의 시장점유율은 30%로 중국 내 1위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7.2%에 달한다. 지난해 1~3분기 동방케이블의 누적 매출액은 57억 7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순이익은 9억 6000만 위안으로 같은 기간 57% 늘었다. 중국의 탈탄소 기조에 따라 해저케이블 수요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향후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2030년 탄소 배출 정점 및 206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기 설치 규모를 12억㎾h(킬로와트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1~2025년 신규 해상풍력 설치 목표는 40GW(기가와트) 이상으로 기존 설치 용량 대비 세 배 이상 많다.
해상풍력 이외에 해저케이블의 응용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탈탄소 정책 추진에 따라 해상 석유 개발 기술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섬 간 통신 전력 네트워크 시스템 시장도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비록 성장 초입에 들어선 단계지만 향후 수요 확대 추세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a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