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차관이 4년여 만에 만나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시점에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안건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날 화상으로 ‘제9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 2017년 6월 이후 4년 6개월여 만에 열렸다. 한중은 지난 9월 외교장관회담에서 연내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재개하자고 합의하면서 이번에 회의에 임하게 된 것이다.
한중은 한반도 정세와 한중관계, 지역 이슈 등 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략대화에 앞서 “한국과 중국 정부가 현시점에서 가진 기본적 원칙, 시각을 교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으로 양국 관계는 새로운 중요한 발전 기회를 맞았다”며 “이번 전략 대화가 양국 간 소통과 신뢰 증진, 양자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외교가에서는 전략대화의 특성상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정상회에서 나온 인권 제고 등 대중 압박 이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이 확고한 의견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한중 문화교류 확대 등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내년 2월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정상회담 등 고위 인사교류에 대한 의견을 전했을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중 양국 모두 정부 간 대화의 지속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위급 교류에 더 적극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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