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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면 겨냥한 바이든, 민주주의 위해 4억弗 푼다

[對中 포위망 좁히는 美]110개국 화상 정상회의

부패척결 등 5개 분야 활동지원

中매체 "양의 탈 쓴 늑대" 비판

文 "가짜뉴스 자정능력 키워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화상으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독재자들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그들의 힘을 키우고 억압적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총 4억 2,44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 후 민주주의 정상들을 한데 모으겠다고 예고한 뒤 10개월 만에 열렸다. 약 110개국 정부와 시민사회, 민간 분야 관계자들이 초청됐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각국 정상들도 80여 명이 참가했다. 미국은 이 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하는 등 대중 견제 행보를 본격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려스러운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챔피언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민주국가의 절반이 최근 10년간 민주주의에서 후퇴했다”며 “이는 한층 복잡하고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전 세계적 도전과 맞물려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는 상태가 아니라 행동”이라며 “개별 국가가 모든 정답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의 공유된 헌신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독재를 물리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미국이 솔선수범해 4억 2,44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 활동 △부패 척결 △민주주의 개혁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 지원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지원 등 5개 분야 활동에 지원된다. 구체적으로 위기의 독립 언론 지원 등 언론 분야에 3,000만 달러를, 여성 정치 리더십 강화에 3,350만 달러를 배정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회의를 개최한 미국을 향해 ‘양의 탈을 쓴 늑대’ ‘가짜 민주주의’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식 민주주의를 찬양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미국식 민주주의를 강제로 이식하는 것은 반민주적”이라며 “민주주의 수출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미국이 간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이 자랑하는 선거제도는 정치적 리얼리티 쇼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광명일보는 “서구 선진국이 수백 년에 걸쳐 걸어온 근대화를 중국이 수십 년 만에 이뤄내 세계 경제 2위 대국이 된 것은 사회주의 체제에 기반을 둔 중국식 민주주의 덕분”이라며 자국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가짜 뉴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킬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주재로 12개국이 참여한 본회의의 첫 번째 세션에서 “인류는 민주주의와 함께 역사상 경험한 적이 없는 번영을 이뤘다”면서도 “그러나 인류는 포퓰리즘과 극단주의, 불평등과 양극화, 가짜 뉴스, 혐오와 증오 등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개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확고히 보장하되 모두를 위한 자유와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가운데서도 가짜 뉴스 등의 폐해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은 물론 백신 접종까지 방해하면서 방역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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