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파월 의장과 함께 의장 후보로 오르내리던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부의장을 맡도록 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같은 내용의 연준 고위직 인선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의 성공을 이어가려면 연준의 안전성과 독립성이 필요하다”며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이사는 미국에 필요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파월 의장을 연임시킴으로써 시장의 불안을 차단하고 정책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브레이너드를 부의장으로 선임함으로써 민주당 내 진보파가 우려하는 금융규제 같은 부분을 신경쓰려는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통화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유임된 데다 부의장으로 지명된 브레이너드도 연준 이사로 근무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의 ‘원투’ 자리가 정해지면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 가속화와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연준이 다음달 14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연준은 두 가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높은 인플레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섣부른 대응(금리인상)에 미국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다. WSJ은 “파월 의장은 경제활동 재개와 수요 급증, 세계 공급망 붕괴, 인플레이션 폭등이라는 어려운 길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0년 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연준 이사로 임명됐고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장으로 앉혔다. 파월 의장이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