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가 감소하고 있지만 청약 열기는 지속되고 있다.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는 8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완판’됐다. 올해 1~10월 수도권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을 앞질렀다. 청약이 가지는 ‘안전자산’으로서의 특성이 부각되고 강화된 대출 규제에서도 신규 분양 아파트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 달 25~26일 전국에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8개 단지 가운데 6개 단지는 공급 가구수 이상으로 신청이 몰리며 완판을 기록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에서는 39가구 모집에 2,243개 통장이 몰려 8개 주택형 모두가 1순위 마감됐다. 경기 광주시 오포읍 ‘오포자이 오브제 C-1블록’ 청약도 484가구 모집에 3,473개 통장이 들어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열기는 통계상으로도 확인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313.9대 1을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다. 올해 전체를 통틀어 보면 수도권에서는 1월 1일~10월 27일 3만 8,886가구 모집에 124만 8,863개 통장이 누적 접수됐다. 평균 경쟁률이 32.1대 1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 29.5대 1보다 높다.
이 같은 청약 열기의 배경으로는 우선 청약이 가지는 ‘안전자산’으로서의 특성이 꼽힌다. 청약으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은 정부의 분양가 관리 정책으로 인해 주변 시세에 비해 공급 가격이 낮다. 이번 주 청약자 모집에 나선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전용 84㎡ 분양가격이 최고가 기준 8억 9,015만 원이었다. 인근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같은 면적이 지난 9월 11억 9,5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3억 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아파트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더라도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약 시장은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를 피해가기도 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총 대출액이 2억 원을 넘는 차주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받지만, 신규 분양 주택 중도금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잔금 대출 또한 내년 1월 1일 이전 입주자모집공고가 개시된 사업장에서는 이전 대출 기준을 적용받는다.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기조 속에서 청약 시장만큼은 ‘블루오션'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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