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봉쇄령 등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전 세계 인수합병(M&A) 규모가 4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초부터 3월 30일까지 합의된 전 세계 M&A 규모가 1조 3,000억 달러로 지난 1980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라고 시장 데이터 제공 업체 레피니티브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으로 지난해 줄어들었던 M&A 시장이 다시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 내 M&A 규모는 지난해 1분기에 16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씨티의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인 캐리 코크먼은 "1년 전 대비 지금의 M&A 회복은 어떤 것보다도 극적인 반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복세에 투자은행(IB)들은 이번 분기에만 수수료로 37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분기 기준 20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M&A 시장의 회복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이 이끌었다. 미국의 경우 1분기 스팩 합병 규모는 1,720억 달러로 전체 거래액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2월 테슬라의 경쟁사로 꼽히는 루시드모터스와 처칠캐피털Ⅳ(CCIV)가 240억 달러 규모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활황과 저금리로 인한 낮은 자금 조달 비용이 기업과 사모펀드·스팩의 M&A를 촉진했다고 진단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팬데믹이 오히려 M&A를 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미주 M&A를 담당하는 케빈 브루너는 화상회의가 거래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었다며 "출장 없이도 하루에 서너 차례 회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주요 의사 결정자들이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FT는 이밖에도 지난해 4월 미국의 경기부양책에 2조 3,000억 달러의 대출과 1조 2,000억 달러 규모의 정크본드 시장에 대한 지원이 포함돼 시장이 반등하고 신뢰도가 높아지며 거래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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