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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베이징에도 '江南 풍경' 그대로

[최수문의 중국문화유산이야기] <13-1> ‘中 제일의 수향’ 쑤저우 저우좡

이화원 북쪽 쑤저우 저잣거리 재현 등

베이징 '문화 백지' 강남 콘텐츠로 채워

베이징 이화원에 쑤저우의 수향 저잣거리를 꼭 닮은 '소주가'가 재현돼 있다. /최수문기자




중국 4대 전통 정원 중 하나인 베이징의 이화원(이허위안)의 북쪽에는 ‘소주가(蘇州街·쑤저우제)’라는 구역이 있다. 말 그대로 쑤저우 수향(水鄕) 저잣거리를 그대로 재현했다는 의미다. 청나라 건륭제 때인 1764년 이화원 시설을 대거 증설하면서 이 구역도 만들었다. 역대 황제들이 마찬가지였지만 특히 건륭제는 쑤저우를 포함하는 양쯔강 하류 지역 ‘강남(江南)’ 문화에 애착을 보였다. 그는 재위 기간에 강남 지방을 여섯 번이나 순행했다. 이화원 소주가에 황제가 구경을 나오면 내시와 궁녀들이 가게 주인과 손님이 돼 시장놀이를 했다고 한다.

베이징에서는 ‘쑤저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베이징 특징 중에 하나인 수많은 호수는 쑤저우 경관을 복사한 것이다. 자금성 등 주요 건물들을 장식하는 태호석은 쑤저우의 태호(타이후)에서 캐낸 것이다. ‘베이징 오페라’라고 불리는 경극도 쑤저우에서 시작된 귀족 성향의 다소 난해한 곤곡이 보다 대중 친화적으로 바뀐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421년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가 됐지만 문화의 백지 상태를 채우기 위해 강남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왔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문화적 중심은 초기 시안을 중심으로 하는 중원 지역에서 중세에 쑤저우 등 강남으로, 다시 명청 시대 베이징으로 옮겨갔다. 다만 정치과 경제·문화 모두의 중심이었던 중원 및 강남과는 달리 정치 중심에 머문 베이징 지역은 경제와 문화를 강남에 의존한 것이 현재의 중국 풍경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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