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조사단이 조사 착수 보름 만에 3기 신도시 등 8개 지역의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마쳤다. 두 차례에 걸친 조사 결과 투기 의심자는 총 43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족 명의나 차명거래는 걸러내지 못했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합동조사단은 19일 지자체 및 지방 공기업 임직원에 대한 2차 조사 결과를 내놨다. 앞서 합동조사단 출범 1주일 만인 지난 11일에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합동조사단이 적발해 수사 의뢰한 3기 신도시 지역 투기 의심자는 1차 20명, 2차 23명 등 총 43명이다. 합동조사단이 조사한 임직원 2만2,999명(1차 1만4,346명·2차 8,653명)의 약 0.18%에 해당한다.
이 같은 신속한 조사는 속속 드러나는 LH 직원들과 지자체 공무원들의 투기 사례에 관련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자칫 2·4 대책 등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신뢰도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임직원 본인 명의의 거래를 확인한 것이라 통상 투기 수단으로 활용되는 가족 명의나 차명 거래는 전혀 걸러내지 못한 점이 뚜렷한 한계로 지적된다. 일각에서 '맹탕 셀프조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땅 투기를 본인 명의로 하는 '용감한'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임직원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조사의 한계에 대해선 정부 스스로도 인정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의 신뢰성은 높다"면서도 "'(토지)거래자가 이것밖에 안 되느냐'는 국민 지적의 경우 본인에 한정해 조사하다 보니 일부 한계가 있다. 그런 점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은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한 조사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로 넘긴 만큼 경찰 수사로 밝히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합동조사단은 당초 임직원의 가족도 조사하려고 했지만 개인정보 이용 동의서를 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조사 저항이 예상돼 강제 수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합동조사단은 이날부로 1·2차 조사가 완료된 만큼 당분간 경찰 수사 등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조사 대상이나 지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면 추가 조사도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합동조사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은 "이번 조사는 본인 개인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미진한 부분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추가 조사 필요성이 발생하면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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