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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또 하나의 나' 부캐 만들기

정무경 조달청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일반화하면서 자신의 여러 모습을 상황에 맞도록 다양하게 표현하는 삶의 방식이 사회 곳곳에서 보인다. 지인들 중에도 직장과 퇴근 후 모습 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모습이 다른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된다. 일상적인 카카오톡 메신저, 페이스북에서의 취미활동, 트위터에서의 관심사 등 매체에 따라서도 달라져 ‘진짜 내가 아는 사람인가’ 다시 확인하게 된다. 어느덧 이러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로 정착돼 ‘부캐’라는 모습으로 성큼 다가왔다.

부(副) 캐릭터라는 의미의 ‘부캐’는 원래 자신의 모습인 ‘본(本)캐’ 외에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나’다. 본업이 개그맨인 유재석, 가수인 이효리와 비가 ‘싹쓰리’라는 3인조 혼성그룹을 만들어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개그우먼 김신영도 가수 ‘둘째이모 김다비’로 맹활약하고 있다. 연예계뿐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부캐 만들기 열풍에 합류하는 추세다. 조달청도 8·15 광복절과 관련한 정책 영상물로 ‘조달청 부캐의 세계 : 일본인 명의 귀속재산 환수’를 만들 정도다.

부캐 열풍은 ‘페르소나’라는 사회심리학 맥락에서 바라보면 이해가 쉽다.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스위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이 “인간은 1,000개의 인격을 갖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가면(페르소나)을 바꿔가면서 산다”고 정의한 후 현대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으로 사용한다. 지난해 4월 방탄소년단(BTS)은 ‘영혼의 맵-페르소나’ 앨범과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유엔 특별연설을 통해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또 다른 자아를 개발하라는 화두를 던졌다. 자기 상황에 맞는 페르소나를 찾아가라는 메시지다. 페르소나는 더 이상 혼자 있을 때 남몰래 벗는 자기방어적 가면이 아니며 이제는 자신의 장점과 정체성을 확장(멀티 페르소나)시킨다는 의미가 됐다.



자신 안에 있는 다른 자아를 꺼내는 이른바 ‘부캐 놀이’ 또는 ‘멀티 페르소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내 안의 여러 자아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 전환,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출현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일상생활에서 써온 ‘사회적 가면’을 벗고 새로운 자기 모습을 찾는 현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하나의 나다움’을 고집하지 않고 또 다른 나를 찾아 나서는 ‘부캐 열풍’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열정과 창의, 도전적인 자세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상상 코로나’ ‘코로나 블루(우울증)’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도 자신 안에 깊숙이 자리 잡은, 또 다른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부캐 만들기를 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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