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과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북한 비핵화와 함께 주요 안건으로 알려졌던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만의 아이디어였다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직접 전한 적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서울경제가 입수한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될 이 책을 통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한국전에 대한 종전선언이었다”며 “나는 원래 종전선언이 북한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란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의 통일 안건에서 나온 것이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듣기 좋은 소리라는 것 외엔 이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나쁜 아이디어들을 밀어붙일까봐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지난해 2월19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도 백악관 회의에서 종전선언이 언급됐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회의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나약함을 내비쳐 패트릭 섀너핸 당시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회의 참석자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어떤 종류의 종전선언도 법적 효력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그러면서 “북한도 우리에게 문 대통령이 원하는 종전선언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왜 우리가 그걸 추구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잇따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거듭 강조하며 연내 종전선언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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