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럼 편두통 예방치료가 두통은 물론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동반되는 어지럼증·멀미 증상까지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부산대·전남대·전북대·울산대·을지대·충남대병원 등 9개 대학병원의 어지럼증 전문의와 공동연구한 결과다.
예방치료는 두통 발작의 빈도가 잦은 경우 편두통의 빈도·강도를 50% 이상 줄이기 위해 매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최대한 빨리 약을 복용해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급성기 치료와 다른 개념이다.
공동 연구팀은 총 13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편두통 예방약으로 흔히 쓰이는 네 종류의 약 중에서 1개 이상을 3개월 이상 먹도록 한 뒤 경과를 관찰했다. 4종의 약은 △심혈관계 약물인 베타차단제(프로프라놀롤)와 칼슘길항제(플루나리진) △항우울제(아미트립틸린·벤라팍신) △항경련제(토피라메이트·디발프로엑스)다. 예방약은 일반적으로 불안(베타차단제)·우울(항우울제)·고혈압(칼슘길항제) 등 동반 증상에 따라 적절한 것을 선택하며 흔히 두세 가지를 함께 쓴다.
예방치료 1개월 뒤부터 어지럼증 등 증상은 유의한 수준으로 개선됐고 3개월 뒤에는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두통 강도는 예방약물 투약 전 6.9점에서 3개월 뒤 3.3점으로 낮아졌다. 어지럼증(19.1→8.2점), 어지럼증으로 인한 불편 정도(39.4→15.8점), 어지럼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15.3→9.7점), 멀미 증상(6.9→2.9점)도 상당히 완화됐다.
김 교수는 “1년에 한두 번 정도로 편두통 발작 빈도가 낮다면 평상시 예방약물을 복용하는 것보다 발작이 있을 때만 급성기 약물치료를 받는 게 낫다”며 “반면 편두통 발작이 월 두세 차례 이상 일어나면 꾸준한 예방약물 복용으로 두통의 빈도·강도·지속시간을 줄여나가고 어지럼증·멀미 등 동반 증상을 완화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예방치료는 언제까지 하는 것이 좋을까. 김 교수는 “예방약은 편두통이 없어진 후에도 3개월 이상 복용해야 약을 끊은 뒤 재발을 줄일 수 있으며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도 많다. 약을 끊으면 50%가량은 편두통이 재발하며 빈도·정도에 따라 예방치료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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