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잇달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18개월여 만에 지난해 5월 초 액면분할기준 가격(5만3,000원) 탈환을 눈앞에 뒀다.
삼성전자는 5일 전날보다 0.76%(400원) 오른 5만2,700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지난 4일에도 2.15% 오른 5만2,300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28일(5만2,300원) 이후 1년 5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36.18% 올랐다. 삼성전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분의1 수준인 1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 후 지난해 5월4일 재상장했다. 이후 반도체 업황 악화의 여파로 올해 1월4일 52주 신저가인 3만6,850원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 번도 액면분할 기준가를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 전환이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7% 감소한 7조7,000억원으로 증권사 추정치 평균(컨센서스) 7조903억원을 8.3% 웃돌았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 업황 악화의 여파로 감소 추세가 이어져 온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역시 최근 D램 등의 재고 감소, 가격 하락 폭의 축소 흐름이 나타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반도체 수요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지목됐던 미중 무역분쟁의 타결 조짐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 역시 반도체 업황 및 삼성전자 실적 개선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내년도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내년도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5세대(5G) 이동통신 및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 확대를 감안하면 시간이 갈수록 실적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오는 2020년 연간 실적이 매출은 올해보다 12% 증가한 260조원, 영업이익은 36% 늘어난 37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4·4분기 실적은 3·4분기 호실적을 이끌었던 스마트폰(갤럭시노트10·갤럭시A) 출시 효과 감소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지속되면 특정 종목의 코스피200 내 시가총액 편입 비중을 30% 이내로 제한하는 시가총액 상한제 적용 가능성에 따른 수급 우려로 상승세가 숨 고르기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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