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에서 강대국들과 북한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됐다. 무질서의 동북아 정세에서 우리는 복합적이고 치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나치게 이념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일본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북한·중국·러시아의 도발과 관련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고 대응 발언도 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영공 침범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 ‘전략적 모호성’에 기초한 외교안보 전략의 부작용을 되짚어보고 정책을 전환해야 할 때다. 우선 북한과 러시아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고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국을 함부로 건드리면 자국도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또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치중하면서 한미일 안보 공조체제를 복원해야 한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식으로 전개되는 동북아 정세를 헤쳐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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