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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국방의무 다하려 하겠나"

시민 대다수 "면죄부 준 꼴" 격앙

靑에 발급금지 국민청원도 다수

일부 "다시 기회줄 필요" 의견도

가수 유승준씨가 지난 2003년 6월 미국시민권 취득에 따른 병역기피 시비로 내려졌던 입국금지 조치가 일시 해제된 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의 판결로 가수 유승준(43)씨가 다시 한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병역기피자에게 면죄부를 준 이번 판결이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국민들을 좌절하게 만든다는 비판이다. 다만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가 행정 절차를 어긴 것이기 때문에 법에 따른 정당한 판결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상당수 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유씨에게 다시 기회를 준 이번 판결에 격앙된 심정을 드러냈다. 대학생 이의태(24)씨는 “국방의 의무를 저버린 유씨의 죄의 무게와 국민 정서가 판결 과정에서 배제된 것 같다”며 “이제 누가 국가에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겠느냐”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직장인 김은혜(30)씨는 “법을 지키며 사는 평범한 시민들만 바보가 된 기분”이라며 “유씨가 귀국해 다시 연예계 활동을 하며 돈을 버는 모습을 볼 생각을 하니 화부터 난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씨의 한국 입국과 취업비자 발급을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이번 판결이 적법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이대영(33)씨는 “유씨에 대한 비자발급이 거부당했을 때 응당 지켜졌어야 할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는 잘못됐다”며 “대법원은 법에 따라 객관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모(31)씨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 내려졌다”며 “군대에 가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유씨에게 국민들이 크게 실망한 것은 맞지만 유씨에 대한 일부 시민의 부정적인 감정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를 규정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한 유씨의 행동은 잘못된 판단이었으나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이정민(33)씨는 “유씨의 잘못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귀국을 거부한 것은 가혹한 처사였다”며 “잘못을 반성한다고 하니 다시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병무청은 이날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앞으로도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회피 사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계속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희조·허진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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