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외 행보 줄이기에 나선다. 대신 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만나는 등 내부 소통을 늘린다고 알려지면서 투쟁 방향을 대(對)여 정책 투쟁으로 바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앞으로 한국당 소속 상임 위원장을 차례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8개 상임위 가운데 한국당 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은 법제사법·외교통일·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국토교통·보건복지·환경노동·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7곳이다. 황 대표는 이들 상임위원장 선출이 마무리된 뒤 이들을 순차적으로 만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경우 앞서 지난 28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행정안정·국회운영·여성가족위원회 등 위원장 교체를 완료했다. 하지만 한국당 몫의 상임위원장 교체는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이 한국당 내 경선을 거친 뒤 이뤄지면서 다소 늦춰졌다. 황 대표는 이와 함께 정치·경제 원로와도 만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강할 예정이다. 대신 장외 일정을 줄인다. 이는 매일 같이 민생 현장을 찾고 매주 토요일마다 대규모 장외 집회에 참석했던 ‘민생투쟁 대장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황 대표가 장외가 아닌 내부 소통에 집중하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대여 투쟁 행보에도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가 오랜 침묵을 깨고 새로 열리는 만큼 각 상임위를 중심으로 정책 투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을 차례로 만나는 것도 앞으로 있을 법안 논의 과정에서 ‘대안 정당’으로 부상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차등 임금’ ‘아들 스펙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점을 염두한 행보 변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정치계의 관계자는 “황 대표가 내부 소통을 늘려간다고 알려지면서 앞으로 있을 각 상임위 내 법안 논의에서 한국당의 당론을 한층 앞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정책 투쟁이라는 긍정적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자칫 법안 처리 자체를 투쟁의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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