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던 민간선박 ‘문산호’ 전사자들이 69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을 받게 됐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5일 문산호 선원 10명 전원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행정안전부와 국무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앞서 해군은 지난해 6월 선장인 고(故) 황재중씨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1950년 6·25전쟁 발발 당시 대한해운공사 소속 선박이던 문산호는 전쟁 초기부터 해군 작전에 참여해 같은 해 7월27일 육군의 이응준 장군이 지휘하는 병력을 여수에서 철수시키는 임무를 수행했다. 또 9월14일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실시된 장사상륙작전에도 참여했다. 이 작전에 참여한 유격대원 772명은 문산호를 타고 상륙작전을 감행해 북한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지만 선장을 포함한 130여명의 유격대원과 선원들은 모두 전사했다.
문산호 선장과 선원 11인에 대한 훈장 추서는 6·25 때 이들과 나란히 싸운 최영섭(91·사진) 예비역 해군 대령의 ‘집념’에 가까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 대령은 1950년 7월 여수에서 문산호 선원들과 처음 만났다. 문산호 선원들의 공로가 묻히는 것이 안타까웠던 최 대령은 2012년부터 해수부 장관을 만났고 2016년 임성채 해군역사단 군사편찬과장 등의 도움으로 해군 문서고에서 선장과 선원들의 복무 기록을 찾아낼 수 있었다. 최 대령은 “선원들 전체 명단을 확인하는 데만 2~3년의 세월이 걸렸다”며 “가족들에게 훈장을 전수할 수 있도록 모두 도와달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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