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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장동력 육성 돈 풀기보다 규제개혁이 먼저다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2일 “세계 시장을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에서 우리가 앞서가는 ‘선도형 경제’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3대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이끌고 갈 퍼스트 무버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3대 분야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원 등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3대 분야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 만하다. 이들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민간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무척 크다. 경쟁력을 잃어가는 기존 산업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로 키워야 한다. 다만 이는 정부의 의욕만으로는 될 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이를 실행할 구체적인 액션플랜, 정부의 지원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무차별적인 재정지원은 삼가야 한다. 퍼주기로 숱한 실패를 반복한 과거 정부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돈 풀기보다는 규제 혁파다. 미래형 자동차의 대표인 수소차만 해도 규제의 족쇄에 발목이 잡혀 진척이 더디다. 정부가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까지 발표했지만 관련 법은 아직도 국회에 묶여 있다. 지난해 발의된 수소경제 활성화 법안은 상임위원회에서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바이오 분야도 마찬가지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 판매중단 이후 첨단바이오법이 국회에서 보류되는 등 규제 완화 기조에 급제동이 걸렸다. 신약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장동력 육성에 있어 규제 완화는 필수조건이다. 규제 완화 없이 재정지원만으로 신산업을 꽃피우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원하는 규제 완화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우선 정비해야 한다. 3대 분야를 퍼스트 무버로 키우려면 촘촘한 규제의 그물망부터 걷어내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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