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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쇼크 현실로

1분기 영업익 6조2,000억

전분기 대비 60% 곤두박질

LG전자는 8,996억으로 '선전'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조4,400억원 줄었다. 예고는 있었지만 어닝쇼크가 현실로 나타났다. 분기 영업이익이 2년6개월(10분기) 만에 최악인 6조원대로 떨어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 진입 직전인 지난 2016년 수준으로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하반기 회복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슈퍼사이클의 1차 파동은 마무리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5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의 1·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4.13%, 영업이익은 60.36%나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대비해도 각각 12.27%, 42.59% 빠졌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1·4분기(9조9,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DS) 영업이익이 4조원을 밑돌고 디스플레이도 3년 만에 7,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봤다. 그나마 IT·모바일(IM) 부문이 갤럭시10 출시 효과로 3분기 만에 2조5,000억~2조7,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은 1·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1조원이나 낮은데다 2·4분기 전망치도 슬금슬금 낮아져 부정적인 색깔이 짙어지고 있다. 하반기에 진입하며 회복 사이클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메모리반도체 시황도 3·4분기가 지나야 확신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D램익스체인지는 메모리 가격 바닥을 2·4분기에서 3·4분기로 수정하며 “재고가 줄지 않으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갤럭시10 출시 효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IM 부문도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이폰과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고려하면 스마트폰 사업 역시 실적이 계속 상승세를 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1·4분기에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18.8% 하락했다. 다만 공기청정기·건조기 등 신 가전 판매 호조로 시장 예상치(8,041억원)보다는 소폭 높다. /이상훈·고병기기자 shlee@sedaily.com

반도체 충격 디스플레이로...삼성 ‘보릿고개’ 하반기까지 갈수도

반도체 영업익 4조로 뚝...디스플레이는 7,600억 적자

증권가 전망보다 1조나 더 사라져 슈퍼사이클 이전 회귀

메모리값 3분기도 약세 예상...실적회복은 4분기나 돼야

프리미엄 전략 성공 가전은 4,000억~5,000억 그나마 선전



메모리반도체의 고난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메모리 초호황’을 견인한 서버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재개할 기미가 보이고 있다지만 아직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 삼성전자가 5일 공시한 1·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최악의 잠정 영업이익으로 현실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더 아픈 것은 10분기 만에 가장 낮은 6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앞으로의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약 5조7,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다시 시작된다 해도 메모리 가격이 이미 바닥을 찍은 뒤에는 지난해와 같은 초호황이 찾아오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개막 등 수요 측면에서 호재가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얼마나 되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은 오는 4·4분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업황 다운턴의 충격=삼성전자의 실적은 예고대로 메모리 업황 악화의 충격파를 그대로 받았다. 이날 사업 부문별 성적표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원 안팎에 머물 것으로 추정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4분기 영업익 13조6,500억원의 3분의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미 메모리 가격 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4·4분기(7조7,700억원)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다. 추락한 가격으로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는 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도 나온다.

반도체와 함께 DS 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4분기 이후 첫 분기 영업손실이 거의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손실 규모를 4,000억~7,6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아이폰 판매량 감소와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등의 악재가 겹친 결과다. 다만 IM 부문이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전 분기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웃도는 1조9,000억~2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보인다. QLED TV 등을 앞세운 CE 부문도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무난한 성적을 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반기 회복 기대 흐려져=삼성전자의 반등은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 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의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가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상저하고’의 패턴을 그리되 회복 시기는 좀 더 뒤로 밀리고 반등의 폭이 완만해질 수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해졌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2·4분기 이후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플래시와 모바일 D램 가격이 저점에 가까워진데다 최근 인텔의 서버용 CPU 신제품 출시라는 호재도 있었기 때문이다. 도 연구원은 “인텔의 서버용 CPU 신제품 출시로 현재 중단된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하반기에 재개될 것”이라며 “최근 이들이 보유한 메모리 등 부품 재고가 축소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더라도 메모리 가격의 조정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급격한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용 D램 가격이 2·4분기에 20%, 하반기에도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텔 서버용 CPU 출시와 계절효과 등으로 하반기에 반짝 가격 상승이 있을 수는 있으나 반도체 사이클이 다시 치고 올라가려면 내년까지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그 폭이 줄어들면 고객사 주문량 증가로 실적은 다소 개선될 수 있다. 거시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 악영향을 미친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고 중국이 경제부양책을 쓸 가능성도 거론된다”면서 “최근 중국의 IT 수요가 워낙 나빴던 만큼 이러한 조치가 하반기에 실적 개선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노트10’ 출시를 앞둔 IM 부문이나 에어컨 성수기를 맞는 CE 부문 등에서 실적을 견인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10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IM 부문의 전통적인 마케팅 비용 증가를 고려할 때 갈수록 실적은 감소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적자 기조도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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