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까지 늘리기로 했다. 당초 내년으로 잡았던 목표 실현을 1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그동안 치중해온 응용연구 일변도에서 벗어나 기초연구 부문에 대한 투자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개된 정부 업무보고에서 미국을 의식해 ‘중국제조 2025’의 언급은 생략했지만 첨단기술 및 기초과학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겠다는 의지는 줄이지 않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생물물리학자 라오쯔허가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중장기 과학기술발전 계획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은 R&D에 전년보다 11.6% 늘어난 1조9,600억위안(약 33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비중은 2.18%다. 올해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당초 내년을 목표로 잡았던 GDP 대비 2.5%를 연내 달성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의 R&D 투자는 지난 2000년 GDP 대비 0.89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급속하게 그 비중을 확대해 2017년 2.129%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자체 집계로 2.18%로 높였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GDP 대비 R&D 투자액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으로 각각 4.5% 수준이며 미국은 2.788%였다.
그동안 대부분 즉각적인 상품화가 가능한 응용기술 연구에 집중돼온 투자 분야도 원천기술 개발의 토대가 되는 기초연구로 확대할 방침이다. 왕즈강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장관)은 11일 열린 과기부 기자회견에서 “전체 R&D에서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미국이 15%인 데 비해 중국은 5%에 불과하다”며 “과학기술 혁신의 원천인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연구를 충분히 중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학기술 혁신에 원천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확실히 기초연구 투자가 많고 결과물 또한 세계 1위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비교평가했다.
지난 10여년간 중국의 기초연구 투자가 전체 R&D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6%에 머물렀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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