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노·사·정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에 합의하자 내달 파업을 예고하며 합의를 “명백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정부, 경총, 한국노총이 결국은 야합을 선택했다”며 “오늘 합의는 노동시간을 놓고 유연성은 대폭 늘렸고, 임금보전은 불분명하며, 주도권은 사용자에게 넘겨버린 명백한 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단위기간을 두 배로 늘렸으며 근로일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의무를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무시할 수 있게 한 것은 애교에 지나지 않는다”며 “심각한 개악은 노동시간 확정을 노동일이 아닌 주별로 늘린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게다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업무량 급증’ 등 핑계를 댄다면 근로자 대표와 ‘협의’, 즉 공문 한장으로 주별 노동시간을 변경할 수도 있도록 열어 놨다”며 “노동시간 주도권을 사용자에게 넘겨주는 어이없는 내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임금보전 방안도 내용상 사용자에게 백지 위임한, 있으나 마나 한 헛소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지 않더라도 과태료만 물면 된다. 이 정도라면 실질적인 강제력이 없고 사용자가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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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이런 식으로 사용자가 민원을 넣고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시간을 못 박아 압박하는 식이라면 바꾸지 못할 노동관계 법이 없다”며 “결국 과로사 위험과 산재 사고 발생은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강력한 항의와 분노를 담아 내일 전국 확대 간부 상경 결의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나아가 다음 달 6일로 예정한 총파업·총력투쟁을 보다 강력하게 조직해 탄력근로제 개악 야합을 산산이 분쇄하겠다”고 경고했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를 논의해온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최대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이날 발표했다.
경사노위에는 노동계를 대표해 한국노총만 참여했으며 민주노총은 참여하지 않았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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