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증여 열기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상승하면서 늘어난 증여세 부담 때문이다. 증여세는 시점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반대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은 증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1,288건으로 전달(1,428건) 대비 1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까지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7,940건으로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들어 하락 반전했다.
지방은 증여 ‘붐’이 여전했다. 부산은 7월 254건에서 268건으로, 대구는 272건에서 463건으로, 울산은 91건에서 132건으로, 광주는 117건에서 151건으로 늘었다. 수도권에선 인천 지역 아파트 증여 건수가 7월 181건에서 8월 131건으로 줄었고 경기는 2,069건에서 2,326건으로 늘었다.
서울에선 증여가 준 반면 지방은 증가세가 이어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서울 지역 수요자들이 증여를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은 “지난해 8·2대책과 올해 9·13 대책이 도화선이 돼 증여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증여를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은 많은데 증여세도 만만치 않으니 선뜻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4월께 발표하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재산세나 종부세와 달리 증여세는 시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아파트 시세가 높을 때 증여를 할 경우 그만큼 증여세가 높아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13 대책’ 이후 상승 폭이 둔화 됐지만 서울 집값은 10월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