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부실 검증’ 사태로 서울대가 공개모집한 제27대 총장 후보자에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 등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대는 지난 6일부터 보름 간 총장 후보를 공개 모집한 결과 총 9명이 출마했다고 21일 밝혔다. 9명 후보 중 8명이 전·현직 서울대 교수로, 강태진 공과대학 명예교수, 이우일 공과대학 교수, 김명환 자연과학대학 교수, 최민철 수의과대학 교수, 정근식 사회과학대학 교수, 남익현 경영대학 교수, 박은우 농업생명과학대학교수 등이다. 특히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명예교수인 오 의원이 포함돼 주목을 끌었다.
오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서울대 교수들이 총장 후보로 추천해 고심 끝에 수락했다”며“서울대가 그동안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느라 학생 교육이 등한시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육 부문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현직 의원으로 서울대 총장을 겸임할 수 없기 때문에 국회의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장 선거에 나섰다. 오 의원은 지난 2014년 서울대 자연대학장 시절 제26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오 의원은 최종 후보 3인에 올랐지만 이사회 투표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에게 밀려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16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는 조만간 후보자 9명 중 5명을 추려 본격적인 총장 선출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선출 방식은 지난해 강 전 후보자를 뽑은 직·간선 혼합선출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공개 모집한 후보자들 중 5명을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선정하면 교직원·학생·교수·부설학교 교원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이 후보자들의 정책을 2차 검증한다. 총추위가 정책평가단의 투표결과(75%)와 총추위 평가결과(25%)를 합산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면 이사회가 후보자 1명을 최종 선출, 교육부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임명을 받는 방식이다.
앞서 강대희 의과대 교수는 지난 7월 총추위와 정책평가단, 이사회의 평가를 거쳐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됐지만 취임 직전 동료 교수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사퇴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는 “총추위와 이사회에 부실검증 책임이 있다”며 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지만 이사회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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