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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평양 남북정상회담] 대기업 총수 동행에...美 '제재 완화' 경계

기업들 제재 미포함 사업 발굴

北과 독자 경협 가능성에 우려

WP는 "韓, 北에 매력공세 과속"

미국 정부가 18일부터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에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는 데 대해 대북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특별수행원으로 함께하는 데 대해 대북 제재 이행의 의무를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에 대해 묻는 VOA의 질문에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금지된 ‘특정 분야 제품(sectoral goods)’을 포함한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의 일부 기업들이 유엔 제재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북한과 독자적 경제협력을 추진하며 제재 완화 효과를 낼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미국이 주축이 된 유엔사가 북한 철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서도 국무부는 특정 분야별 제재 등 유엔 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특정 분야별 제재’는 석탄, 석유, 산업용 기계 등 품목별 대북 수출입 금지사항을 열거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의가 정체된 와중에 남북 간 정상회담 등 대화 분위기를 타고 대북 제재가 이완될 것을 적잖이 우려하고 있다. 국무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코앞에 둔 17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북 제재 이행 문제를 협의·점검하기로 한 것도 북한에 대한 제재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 언론 역시 북한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기 전에 한국 정부가 과속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미국의 개입이 식어가는데도 한국은 ‘매력 공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대북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하며 연락사무소 개설 등 남북 관계 개선 움직임이 트럼프 행정부의 ‘동요’를 유발하는 한편 최대 압박전략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날 VOA에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핵 문제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한미 간 일치된 대북 대응을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섰다”고 분석했으며 AP통신은 “문 대통령이 북한 핵 폐기와 관련해 가시적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손철특파원·정영현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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