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되면 누가 일반고 가나요? 내신 절대평가도 한다는데 특목고만 유리한 거 아닌가요?”
급변하는 교육정책에 초·중등 학부모들이 답답함을 호소했다. 강당을 가득 메운 300여 명 학부모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무대에 내려온 연사를 에워싸고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수업을 빼고 온 고등학생들도 강의 내용을 메모하며 그들끼리 토론을 벌였다.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찾아가는 교육정책 설명회’ 풍경이다.
찾아가는 교육정책 설명회는 학부모 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입시준비생들의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마련한 설명회다. 이날 질의는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안의 방향성과 학생 선발 방법, 입시전략에 집중됐다. 참석한 학부모들은 “그나마 이렇게 와서 설명을 해 주니 조금 이해가 된다”면서도 “정시 위주 정책이 오히려 기회 불평등을 심화시킬까 봐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무대에 선 교육부 관계자가 “정시가 확대되면 소위 8학군에 진학하지 않은 고등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고 특목고의 상위대학 진학률도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과연 그런가”며 회의감을 표시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진모(35)씨는 “정시가 확대되면 사교육 잘 받은 특정 지역 학생들만 유리해지는 것 같다”며 “수능이야말로 각종 학원 전략으로 포섭하기 가장 좋은 제도인데 교육부는 마치 개인이 애만 쓰면 다 점수가 오를 것처럼 말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또 다른 학부모도 “내신절대평가가 폐지되고 학생부종합전형이 늘면 영재고가 더 유리한 게 아니냐”며 “우리 아이는 영재고 준비시기가 지났는데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했다.
급변하는 교육정책에 혼란스러워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양모(32)씨는 “교육부에 따르면 중등 1학년 때는 진로선택과목이 절대평가 대상이고, 6학년은 모든 과목이 절대평가 대상이 된다고 한다”며 “혹여나 아이가 재수를 하면 그 아이는 입시에서 불리해지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가 확률통계처럼 양이 적은 수학과목을 선택하면 다른 학생과 어떻게 비교평가하냐”며 “공대나 이과대는 미적분과 기하·벡터 안 한 학생을 안 뽑으려 할 것 같은데 그럼 사실상 그런 과목도 자발적으로 선택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이날 학부모들과의 질의응답이 길어지자 설명회 이후 10여 분 간 개별질문을 받았으며 추후 교육부 내선전화로도 상세히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전국학부모지원센터는 설명회에 참여하지 못한 학부모들을 위해 전국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 자료마당에 영상과 자료집을 올릴 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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