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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면제인데 방탄소년단은?"…병역특례 개선 요구 '봇물'

아시안게임 일부선수 자격 논란에 반발 비등…병무청 대책 마련중

단일 경기보다 마일리지식으로 병역혜택 주는 방안이 화두로 떠올라

금메달을 따낸 U-23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한국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 병역특례 혜택을 거머쥔 가운데 특례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야구대표 선수 중 일부가 병역을 미룬 끝에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자격 논란이 불거져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예술·체육인에만 혜택을 주는 작금의 병역특례 제도는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대표팀 중 병역특례 혜택자는 42명이다. 이 가운데 축구는 20명, 야구는 9명이다. 두 종목의 혜택자가 절반을 넘는다.

사실 병역 미필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와 야구 대표팀에 대거 합류하면서 병역 문제가 핫이슈로 떠올랐으며 결과적으로 축구와 야구 대표단은 금메달을 땄고, 손흥민과 오지환 등 병역 미필자들은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이들은 차후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이수하고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34개월을 종사하면 된다. 이 기간 544시간의 특기 봉사활동도 마쳐야 한다. 다만, 국외 활동선수는 봉사 시간의 절반만 채우면 된다.

프로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병역 문제는 기량과 수입으로 직결된다. 육군 기준으로 21개월을 군 복무하게 되면 손해가 날 수도 있다. 아울러 해당 선수들이 국내 또는 국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활약하면 국위 선양에도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병역의무 형평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문제시 될 수 있다.

때문에 국위선양으로 따질 경우 병역특례 대상을 대중예술인과 기능올림픽 입상자들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빌보드 200’ 1위 정상을 차지하면서 K팝 역사를 새로 쓴 그룹 방탄소년단도 국외 선양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특례혜택 대상이라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이 천문학적 경제 효과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수로 꼽힌 성과도 국제 스포츠대회 금메달 못지않다는 입장이다.

방탄소년단의 맏형인 진(김석진)은 손흥민과 동갑인 1992년생이다. 국회 국방위원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이를 지적했다. 그는 “방탄소년단 군 면제를 해달라는 얘기가 있어 병역특례를 주는 국제대회 리스트를 살펴보니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바이올린, 피아노 같은 고전음악 콩쿠르에서 1등 하면 병역특례를 주는데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하면 병역특례를 주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복무제도는 현역병과 상근예비역, 전환복무(현역), 사회복무요원, 예술·체육요원,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승선근무예비역 등으로 나뉘며 예술·체육요원 특례는 1973년 처음 도입됐다. 병역 특례자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449명이다. 병역 특례 제도는 국위 선양과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게 군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예술요원은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에서 2위 이상 입상자 중 입상 성적순으로 2명 이내,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내 예술경연대회(국악 등 국제대회가 없는 분야만 해당)에서 1위 입상자 중 입상 성적이 가장 높은 자, 중요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가 해당된다.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단체 종목의 경우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가 병역특례 혜택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병역특례 혜택에 대한 찬반 여론도 팽팽하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12일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운동선수 병역특례 범위 확대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4.4% 포인트)를 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이 47.6%, ‘반대한다’는 답은 43.9%로 각각 집계됐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까지 허용하면서 병역 형평성 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병무청은 병역특례 개선 여론이 빗발치자 전면 개선 의지를 내보였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논란을 보고 병역특례 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고 느끼고 있다”며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병역특례 제도개선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2일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메달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남자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병역 혜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병역 혜택은 양론이 있다. 선수들에게 굉장히 필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라며 “올림픽, 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추후 공론화해 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이 단일 경기 성적만이 아니라 다른 국제대회 성적까지 마일리지와 같은 방식으로 정립, 일정 기준이 되는 선수에게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1회 입상으로 병역 혜택을 주기보다는 국제대회 성적을 점수화(마일리지)해 병역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올라와 논란을 가중시켰다. 청원자는 “일시적으로 한번 뛰어준 선수보다는 꾸준히 뛰어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며 “비록 1등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뛰어 일정한 점수가 될 때 혜택을 주는 것이 그간의 일시적 한탕주의도 없애고 열심히 하는 많은 선수에 대한 보답이라 생각된다”고 피력했다.

이에 병무청은 병역특례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거나 외부 용역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개선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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