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현지시간) 오후 국내 스타트업 기업인들과 함께 ‘실리콘 사바나’로 불리는 케냐를 방문해 아프리카 세일즈 외교를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정상급 아프리카 방문 외교로 주요 목표는 우리 기업의 진출 분야 확대다.
이 총리의 케냐 일정에는 건설·에너지·인프라 분야의 대기업뿐 아니라 교육·정보기술(IT) 등을 다루는 스타트업 기업인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케냐가 아프리카의 실리콘밸리로 불릴 정도로 IT·스타트업 창업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회사설립법 개정으로 창업절차가 간소화된 점이 케냐를 아프리카 창업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케냐에는 올해 기준 30개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737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IBM·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대기업들도 이들과 협업하고 있다.
이 총리는 도착 직후 동포 및 지상사 대표들과 초청 만찬 간담회를 열고 다음날인 20일 아침에는 한국·케냐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대우·현대건설·LS전선·KT·현대상선 등의 관계자가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IT 분야 스타트업인 바이텔·페이링크코리아·폭스트론·요크·트랜스박스 관계자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교육 관련 스타트업인 스마트앤플레이·애니렉티브·럭스보로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케냐에서는 조지프 무체루 정보통신장관을 비롯해 언론사와 의료·생활용품·정보·에너지 분야의 현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장을 찾았다.
이 총리는 “케냐의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이 한국의 기술력과 결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이라며 “케냐가 중소득 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능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체루 장관은 “이번 순방의 첫 방문지로 케냐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 케냐는 한국과 비즈니스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디지털 국가를 만들 것이기에 한국과 더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같은 날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올랐다. 시 주석의 방문국은 아랍에미리트(UAE)·세네갈·르완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이다. 시 주석은 해외 순방 때마다 큼지막한 선물 보따리를 푼 만큼 아프리카에서 교두보를 넓히려는 우리 정부의 대외전략과 경쟁관계에 있다. 우리 정부는 이 총리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IT·의료·공공행정·보건 등 현지 국가가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외교적 협력과 지원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나이로비=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