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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투자자의 적]김과장은 왜 주식만 손대면 손해 볼까

■주닝 지음, 이콘 펴냄

대만 개미들 5년간 손실 340억弗

증시 호황에도 돈 잃는 투자자들

불안·공포심리 탓에 패착 되풀이

과도한 직관적 프레임 의존도 문제

행동경제학 관점서 손실 이유 분석





요즘 한국 증시는 미중 간 무역전쟁 격화, 유가 불안 등으로 변동성이 크다. 이렇듯 증시의 출렁임 속에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은 손실로 아픔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가 호황을 누렸을 때는 개미들의 실적이 어땠을까.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상장사들의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음에 개인투자자들은 손해를 봤다는 기사가 신문지상에 속출했다. 외국인들이 해마다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갔음에도 개미들이 챙겨간 배당 소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중국의 대표적인 행동경제학자인 주닝 칭화대 교수가 쓴 ‘투자자의 적’은 같은 시장에 투자자로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는 막대한 수익률에 환호를 하고, 어떤 이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한숨을 쉬는 이유에 대해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책은 ‘잃는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투자 정보에 대한 차이가 수익률의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투자 손실을 내는 적(敵)은 투자자의 불안과 충동 등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신의 충동을 통제하고, 타인의 충동을 꿰뚫어 봐야 한다”고 거듭거듭 강조한다.

칭화대 국립금융연구원(NIFT) 부원장을 겸하고 있는 저자는 시장 참여자의 비이성성이 시장의 주기적 변동과 위기를 가져오며, 투자자와 금융기관의 비이성성 역시 거품과 폭락을 초래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1987년 ‘블랙 먼데이’라고 불리는 주가 폭락 사태, 1990년대 초 미국 저축대부조합사태, 1997년 남미 및 아시아 금융위기, 1999년 인터넷 거품,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유로존 재정위기를 비롯해 최근 이머징 국가의 위기 등에서 그 근거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경우도 비이성성이 문제다. 대만의 개미들이 매년 3.8%의 손실을 보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를 대만 주식시장 규모 중 개인 투자자의 자금 등이 차지하는 비율 투자 실적 등의 수치를 넣어 계산하면, 대만 개미들이 5년간 입은 손실은 9,400만 대만 달러(340억 달러)에 달한다.

저자는 자신의 행동금융학 연구결과에 입각해 개인 투자자들을 비롯해 기관투자자, 상장기업, 정부기업 등 모두 투자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숱한 오류가 발생하는데, 그 원인은 바로 불안과 공포라는 인간의 심리라고 설명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의 기본원칙을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개미들은 막상 긴박한 현실에 직면해서는 불안과 공포 탓에 기본을 망각하고 패착을 거듭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과도한 자신감, 감성적 판단에 따라 행동편향적인 투자 판단도 개미들의 한계다. 이를테면 주식 10종목을 보유했는데, 모두 부동산 업종이라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할 것인데 이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는 투자를 반복한다.

또 낯선 환경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거시경제 분석이 아닌 직관적 프레임에 의존하는 것도 개미들이 번번이 저지르는 실수다. 예컨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다면 환율, 금값, 곡물값 등 지표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투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미들은 자기 직관에 의존해 투자함으로써 손실을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모든 개미들이 절망할 필요는 없다. 자본시장에서 5~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수익을 낸 투자자는 5~10% 가량은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처럼 ‘이기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 주식 거래 횟수가 늘어날수록 투자자의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니 참을성 있게 기다릴 것, 직관적인 판단과 투자 목표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을 피할 것 등 주로 감정의 통제 관점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2만5,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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