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것으로 주식값을 올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실험의 목적이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회적 경제를 위한 실험이 첫 성과를 거뒀다. 사회적 기업의 사회 성과를 계량적으로 측정해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금전적으로 보상하겠다는 최 회장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면서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경영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3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최 회장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처음 제안해 지난 2015년 4월 처음 출범했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 성과를 화폐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로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되면 사회 성과 창출에 동기 부여가 돼 결국 더 많은 사회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아이디어다.
실제로 이날 인센티브를 받은 44개 기업은 지난 한 해 동안 일자리 창출, 사회서비스 제공, 환경문제 해결, 생태계 문제 해결 등 4개 분야에서 만들어 낸 사회 성과가 324억원에 달한 것으로 측정됐다. 사회성과인센티브추진단은 이들에 SK그룹의 사회적 기업 ‘행복나래’의 이익금으로 마련한 73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최 회장은 지난 3년간의 프로그램에 한계도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실제로 2배 이상 성장한 기업도 있었지만 소수였고 대부분이 비슷한 인센티브를 받았고 평가 기준과 방법, 보상 방법, 재원의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개선된 방식으로 실험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회적 기업의 생각과 행동패턴을 긍정적이고 과감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안에 더 많은 사회적 기업이 사회 성과를 생산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평가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날로 2015년 사회성과인센티브 출범 때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인센티브를 받은 44개 사회적 기업과의 협약이 끝났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들 기업이 지속해서 사회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44개 기업과는 ‘세컨더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겠다”며 “보증은 못 하지만 사회 성과를 만드는 만큼은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세상의 모든 일이 긍정적일 수 없다”며 “하지만 사회적 기업만큼 긍정적인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도시바 인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재협상은 생각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도시바 인수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곧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