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6일 예정된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중계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은 하급심에서 공판 과정이 중계되는 첫 사례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대법원이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를 개정하면서 재판장 결정에 따라 주요 사건 1·2심 판결 선고 중계방송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실제 시행된 사례는 없었던 것.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 1·2심과 최순실(62)씨 국정농단 1심 선고에서도 법원은 피고인들이 잃을 사익이 공익보다 크다는 취지로 중계를 허용하지 않은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위와 영향력 등을 고려해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는 중계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공공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중계방송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선고 장면이 생중계로 방송된다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화면에서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법원이 자신의 구속기한을 연장한 데 반발하며 5개월 넘게 어떠한 재판에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이후 추가로 기소된 국정원 특활비 사건이나 공천개입 사건에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며 구치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사 선임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이 지정해준 국선 변호인들의 접견조차 거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애초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해온 만큼, 불만 표출의 의미로 선고에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범 관계에 있는 최씨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만큼 재판에 나가는 데 더이상 이유가 없다고 판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한다 하더라도, 박 전 대통령의 인권 등을 고려해 피고인석 촬영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선고는 오는 6일 오후 2시1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된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