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황이 찾으러 신하들을 동방으로 보냈다는 불로초가 다시 생겨날 것인가.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의료행위에 도입되고 노화를 늦추려는 연구가 활발해지며 수명 연장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구글 산하 기업인 ‘칼리코’는 생명 연장과 동시에 노화 방지, 질병 퇴치로 인간의 수명을 100세를 넘어 500세까지 연장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명사가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 간략한 미래사(未來史)’에서 인류는 이제 질병·기아·전쟁 문제를 해결해 평균 수명이 150세로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했다. 수명 연장과 관련된 의료산업은 향후 스타트업의 보고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의료산업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류규하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연구원 교수에게 의료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이 책만큼은 읽어볼 만하다고 할 수 있는 책 두 권을 추천받았다.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이미 시작된 미래(최윤섭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와 ‘의료, 4차산업혁명을 만나다(김치원 지음, 클라우드나인 펴냄)’이다.
류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의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의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유타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이후 성균관대에 삼성융합의과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가 개설될 때 합류해 삼성서울병원 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등 많은 정부 기구에서 위원으로 왕성한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 핵심연구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개인 맞춤 정밀의학과 디지털 헬스 분야의 치료 및 진단 기술이다.
그가 먼저 추천한 ‘헬스케어 이노베이션’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본격적으로 다룬 국내 최초의 책이다. 컴퓨터공학과 생명과학·의학에 전문성을 두루 갖춘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AI, 스마트폰, 웨어러블, 유전 정보, 3차원(3D) 프린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디지털 혁신이 의료와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혁신의 전반에 대해 친절하게 소개한다. 류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세계적 동향과 변화상, 미래에 대한 통찰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 4차산업혁명을 만나다’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변화에서 비즈니스 분야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의사이자 맥킨지 경영 컨설턴트 출신인 저자가 4차 산업혁명을 위시로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최신 트렌드와 함께 비즈니스 분석과 사업화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을 세부적으로 알려준다. 류 교수는 “소비자 효용, 지불 모델, 플랫폼, 빅데이터 분석 및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타 분야와 다르게 헬스케어 분야에서만 독특하게 나타나는 특징들로 이 분야의 비즈니스 분석이나 사업화를 위해 숙지해야 할 사항들이 가득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의 헬스케어 시장은 단품 기능 경쟁에서 AI 인텔리전스 기반의 비즈니스 생태계 경쟁으로 게임 룰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며 “첨단 융복합 의료제품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 도입 등의 혁신적 규제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오현환기자 hh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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