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고령화의 빠른 진전과 맞물려 소비를 억누르면서 우리 경제에 중장기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한 ‘국제적 관점에서 본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한 정책과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가계부채가 우리 금융 시스템에 위기를 일으킬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 제약은 우려할 요인”이라며 밝혔다.
그는 60대 이상 고령층까지 미래 불안에 대비하기 위한 저축을 늘리면서 평균소비성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 경제활동이 활발한 청장년층이 노후 대비 저축을 활발히 하고, 고령층은 소비를 많이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이 소비를 줄이는 것은 경제 전체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신 위원은 “이미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보면 고령층의 소비 위축은 더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2-3년 간 가계부채는 20-30대에서 많이 늘었다”며 “비교적 부채가 적었던 청장년층도 빚을 늘려가고 있어 고령층의 소비 위축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한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과장도 고령화를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돼 고령층의 부채 감축이 다른 나라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고령화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을 떨어뜨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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