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판세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이 압승을 거뒀다. 다음달 8일 치러질 총선에서도 ‘하드 브렉시트’를 내건 보수당이 재신임을 얻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야권 단일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5일(현지시간) 진행된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88개 지방의회 선거 결과 보수당이 554석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321석, 자유민주당은 32석을 각각 잃어 브렉시트 반대 진영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보수당은 특히 지난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때 ‘반대’ 의견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던 스코틀랜드에서도 노동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올라섰다. 이 지역에서 보수당 추가 의석은 164석으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31석을 웃돌아 보수당이 스코틀랜드에서의 진정한 승자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수당이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다음달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 수를 확보하며 하드 브렉시트의 명분을 확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총선은 국경 통제를 위해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접근을 포기하는 하드 브렉시트 방침에 대한 국민 여론과 보수당 정권의 재신임을 묻는 성격이 짙다. 특히 하드 브렉시트에 반발해 제2의 독립투표를 공언한 스코틀랜드에서 보수당이 세를 키운 점은 브렉시트 찬성파의 결집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다만 지방선거 후 반(反)브렉시트 정당의 연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총선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BBC방송은 지방선거 결과를 전국 단위로 환산하면 브렉시트 반대파에 대한 지지율 합계가 45%로 보수당의 38%를 웃돈다며 야권 통합이 이뤄질 경우 반브렉시트 유권자들이 결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간에는 후보 단일화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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