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예술인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이 대중문화와 음악계를 넘어 무용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이어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지영(사진)의 상하이발레단 공연이 불발된 것.
8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김지영은 오는 4월 중국 상하이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에 주역으로 서는 것을 협의 중이었지만 전날 상하이발레단으로부터 공연이 어려울 것 같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립발레단은 상하이발레단의 요청으로 지난 2016년 김지영을 호주 공연과 상하이 공연에 각각 주역으로 캐스팅하는 계약을 논의 중이었다. 그러나 이후 일체의 논의 진전이 없었고, 공연 시점이 임박한 최근에서야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번 공연은 어려울 것 같다”고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국립발레단 측은 전했다.
국립발레단의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공연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 같아 상하이발레단 측에 연락을 한 결과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계약이 성사된 것은 아니었지만 상하이발레단 측의 요청으로 진행하던 건인데 불발돼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공연이 취소된 조수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이유도 모른 채 취소됐다. 국가 간 갈등이 순수 문화예술까지 개입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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