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 정작 최순실(60·구속기소)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국회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해도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7일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최씨 등 불출석 증인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는 이날 오후 동행명령장을 받은 뒤 청문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최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핵심 증인 대부분은 끝나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최씨는 ‘공황장애’ 등 건강 문제를 이유로 특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하지만 특위는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그럼에도 끝내 최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최씨가 동행명령을 거부해도 국회가 최씨의 출석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동행명령장은 국회 국정조사 증인이나 참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동행을 요구해 부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특위가 명령장을 발부하면 국회 사무처 직원이 대상자를 찾아가 동행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장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동행명령장이 강제력을 갖지 못한다. 본인이 ‘싫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을 때 강제로 데려오려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외에는 사실상 효력이 없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동행명령장을 통한 구인에 대해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으며 헌재 또한 참고인 강제 동행명령제를 ‘위헌’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렇다고 처벌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동행명령장 집행을 거부한 증인에 대해 5년 이하 징역을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는 증인이 국회의 출석요구서를 받은 사실이 전제돼야 한다. 우 전 수석은 주소지 부재 등을 이유로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우 전 수석이 ‘수령’을 전제로 한 법적 맹점을 노려 고의로 수령을 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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